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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한 사마리아인이 그립습니다!
관리자 2022-08-19 추천 2 댓글 0 조회 276

며칠 전 지인이 작은 접촉사고를 냈습니다. 아침 출근길 차를 몰다가 ㅇㅇ시장 부근 네거리 교차로에서 그야말로 잠깐 깜빡하는 순간 차는 앞차 1톤 트럭 뒷부분을 살짝 치고 말았습니다.

 

한눈에 봐도 그 트럭은 연식이 꽤 돼 보였습니다. 트럭 짐칸 부분은 녹이 슬어 페인트가 벗겨져 있었고 풀색 바탕의 차번호판인 걸 봐서는 최소 15년 이상은 돼 보였습니다.

 

지인 차는 신형 그랜저. 하지만 순식간에 일어난 접촉사고로 차 앞부분이 움푹 들어가고 말았다.

 

사고가 나자 앞차 트럭 운전자와 지인은 차에서 내려 사고 상황과 정도를 살폈습니다. 그리고는 트럭 운전자는 자기 트럭 뒷번호판이 우그러진 것을 확인하고 지인에게 괜찮다는 말을 남기고 연락처를 주고 받은 뒤 사라져 사고는 그대로 마무리된 듯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습니다. 지인이 자동차 보험설계사에게 연락을 받았는데 그 트럭 운전자는 사고 난 뒤 곧장 병원 입원실에 드러누웠다고 했습니다. 지인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다칠만한 사고가 아니었고 상대 운전자는 괜찮다고까지 했는데 사고를 크게 확대시킨 것입니다.

 

게다가 상대 운전자는 트럭 수리보다는 수리비 명목으로 몇 십만 원과 병원비와는 별도로 위로금 명목으로 수백만 원을 요구했습니다. 지인의 자동차 보험설계사조차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만큼 무리한 요구였습니다

 

결국 지인은 일주일 넘게 일을 끌다가 그렇잖아도 사무실 일도 복잡하고 접촉사고 때문에 더는 신경 쓸 여력이 없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상대 운전자의 요구를 다 들어주는 선에서 사고를 마무리했습니다.

 

성경 누가복음에는 예수께서 누가 우리의 이웃인가에 대한 가르침을 주고자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척박하고 황무하기 이를 데 없는 사막 한복판에 강도를 만난 사람이 쓰러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를 본 제사장과 레위는 모른체 그냥 지나칩니다.

 

하지만 사마리아인은 달랐습니다. 다친 사람의 상처를 싸매고 가까운 주막으로 데려가 그 사람을 돌봐주라면서 돈까지 줍니다.

 

그런 사마리아인은 무엇 때문에 강도 만난 사람을 도와주고 자비를 들이면서까지 큰 은혜를 베풀었을까요. 원래 타고난 심성이 착해서였을까요. 그럴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보다는 강도 만난 사람의 모습 속에서 자기 모습을 본 것은 아닐까요.

 

강도 만난 사람은 정말이지 재수가 없었던 것이지만 선한 사마리아인은 강도 만난 사람의 불행이 곧 내 불행이라고 여겼습니다. 입장 바꿔서 내가 강도 만난 사람이 지나갔던 그 날, 그 시간, 이 곳에 있었더라면 분명 나는 저처럼 처참한 꼴이 되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랬으니 강도 만난 사람의 상처를 싸매주고 가까운 주막에 묵게 하면서 정성껏 돌봐주도록 부탁했던 것입니다.

 

자동차 수가 인구 수만큼 많아진 시대입니다. 사람도 길 지나다보면 어깨를 부딪힐 수 있고 넘어질 수 있습니다. 자동차는 더욱 그렇습니다. 행여 오늘은 내가 피해자일지언정 내일은 가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만일 내가 가해자가 되어 아주 독한 피해자를 만났더라면 무어라 항변할까요. 진정한 이웃은 선한 사마리아인처럼 나와 남을 동일시 하는데서 출발합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퍽 그리운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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